
질병관리청이 엠폭스(원숭이두창) 감염 시 중증화를 일으키는 핵심 단백질을 규명했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울산과학기술원과 성균관대학교 연구진과 공동 연구를 통해 AIM2 단백질이 엠폭스 감염에서 과도한 염증 반응을 촉발하는 주요 센서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실험적으로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 면역학 학술지 ‘Cellular & Molecular Immunology(IF 19.8)’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원숭이두창바이러스가 세포 안으로 들어오면 AIM2가 외부 DNA를 감지하고 염증소체를 활성화시켜 강한 염증성 세포 사멸을 유발한다는 점을 규명했다. 이 과정에서 IL-1β, IL-18 등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과도하게 분비돼 조직 손상이 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도자료 2페이지에 포함된 연구 도식에서도 AIM2가 염증소체 형성과 카스파제-1 활성화의 출발점이 되는 과정이 시각적으로 제시돼 있다. 연구진은 AIM2 유전자를 억제한 동물실험에서 폐 조직 염증과 세포사멸이 확연히 줄어드는 것도 확인했다.
엠폭스는 치명률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과도한 염증 반응이 발생하면 정상 조직까지 파괴돼 중증도가 급격히 높아질 수 있다. 연구팀은 AIM2 경로가 감염세포뿐 아니라 주변 정상 세포까지 아폽토시스·네크롭토시스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멸시키며 염증을 확산시키는 점도 확인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이번 연구가 “엠폭스 중증화의 출발점을 규명한 첫 사례”라고 평가하며, 백신과 치료제 개발의 과학적 기반 마련에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