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이하 민주평통) 충남지역회의는 18일 오후 2시, 예산군 문예회관에서 제22기 출범대회를 개최했다. 약 900여 명의 자문위원이 집결한 이날 행사는 단순한 위촉식을 넘어, 충남이 주도하는 ‘생활 밀착형 통일 운동’의 시작을 알리는 선언의 장이었다.
이날 대회는 정윤 충남부의장, 김태흠 충남도지사(영상), 이해찬 수석부의장(영상) 등 정·관계 주요 인사들이 온·오프라인으로 함께하며 자문위원들의 새 출발에 힘을 실었다.
정윤 민주평통 충남지역회의 부의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통일 리더십, 이제는 지역이다”
엄숙함과 열정 공존한 개회식
배소영 홍성군협의회 자문위원의 매끄러운 사회로 문을 연 1부 행사는 국민의례와 함께 엄숙하게 시작되었다.
단상에 오른 정윤 충남부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이번 22기의 정체성을 명확히 했다. 그는 “제22기 충남 자문위원들은 한반도 평화의 시대를 여는 데 있어 지역사회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통일은 더 이상 중앙정부만의 거대 담론이 아니라, 우리 삶과 지역 발전 모두와 직결된 현실적 문제”라고 역설했다. 이는 평소 지역사회 공헌과 현장 중심의 활동을 강조해 온 그의 철학이 묻어나는 대목이었다.
영상으로 축사를 전한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역사적으로 국가의 균형과 화합을 이끌어온 충남이 통일 기반을 다지는 데 앞장서겠다”며 도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어 이해찬 수석부의장은 격려사를 통해 “통일정책은 이념이 아닌 생존과 미래의 문제”라고 규정하며 자문위원들의 실천적 역할을 주문해 참석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사진=방용승 민주평통자문회의 사무처장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독일식 통일은 잊어라, 이제는 '사실상의 통일'이다”
방용승 사무처장의 인사말은 단순한 격려를 넘어, 22기 민주평통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는 정책 연설에 가까웠다. 그는 준비된 원고를 통해 청년 세대가 통일을 기피하는 원인을 '독일식 흡수통일의 공포' 때문이라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방 처장은 “독일 통일은 우리에게 귀중한 참고 사례이지만, 한반도에는 우리만의 길이 필요하다”며 다음과 같이 역설했다.
“우리가 이룰 수 있는 실현 가능한 목표는 남북이 체제를 존중하며 자유롭게 왕래하는 '사실상의 통일'입니다. 통일 비용 걱정 없이 평화 공존이 온전히 실현되는 이것이야말로 미래 세대의 몫입니다.”
이어 그는 실천 과제로 자문위원 1인당 50명의 국민을 만나는 「평화통일 100만 국민 인터뷰」 프로젝트를 제안하며, 충남 자문위원들이 국민의 집단지성을 모으는 '경청의 리더십'을 발휘해 줄 것을 강하게 주문했다.
자문위원 2인의 대표 선서로 ‘평화·번영·통일’을 향한 헌신을 다짐한 충남지역회의는, 이어지는 업무보고를 통해 구체적인 ‘제22기 평화·통일 로드맵’을 공개했다.
충남중부지역장을 맡은 사무처는 이번 22기의 핵심 전략으로 다음 세 가지를 제시했다:
지역 기반 통일 공공외교 강화: 주민 체감형 활동 증대
네트워크의 확장: 청년 및 여성 자문위원의 주도적 참여 보장
심화 교육: 지역 특성에 맞춘 통일 교육 프로그램 운영
특히 자문위원 3인이 무대에 올라 발표한 ‘자문위원 발언대’ 순서는 행사의 백미였다. 이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통일 공공외교 방안을 발표하며, 관념적인 통일이 아닌 ‘행동하는 통일’의 의지를 보여주었다.
이날 행사의 깊이를 더한 것은 한성대 김귀옥 교수의 특별강연이었다. 「이재명 정부 대북·통일정책의 이해」를 주제로 강단에 선 김 교수는 현 정부의 대북 기조를 ‘대화·억지·국제공조’의 3축 균형 모델로 설명했다.
“충남 지역의 참여는 단순한 거수기 역할이 아닙니다. '국민 공감 기반의 통일 준비'라는 정부 기조를 완성하는 핵심 퍼즐이자, 실천적 평화 만들기의 주체입니다.” — 김귀옥 교수 강연 中
김 교수의 강연은 자문위원들에게 정부 정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동시에, 지역 위원으로서의 자부심과 책임감을 고취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노바저널(최득진 민주평통 천안시협의회 자문위원)은 이번 제22기 충남지역회의 출범대회를 단순한 행사가 아닌 ‘패러다임의 전환점’으로 분석한다.
1. 통일 공공외교의 ‘로컬 전환’ 과거 중앙 중심의 하향식 통일 논의에서 벗어나, 지역사회가 여론을 주도하고 실천하는 ‘바텀업(Bottom-up)’ 방식의 플랫폼으로 기능하겠다는 의지가 확인되었다.
2. 세대와 성별을 아우르는 ‘다양성’ 업무보고에서 강조된 청년·여성 네트워크 확대는 통일 운동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중요한 승부수다. 현장의 젊은 열기는 충남 통일 운동의 역동성을 예고했다.
3. ‘학습하는 자문회의’의 면모 단순한 결의대회에 그치지 않고, 전문적인 정책 강연을 배치해 자문위원들의 역량 강화를 꾀했다는 점은 이번 22기의 전문성을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오후 4시 15분, 충남의 통일 의지를 담은 퍼포먼스와 기념촬영을 끝으로 2시간여의 대장정은 막을 내렸다. 하지만 예산군문예회관을 가득 채웠던 900여 자문위원들의 열기는 이제 각자의 지역으로 흩어져 ‘평화의 불씨’로 타오를 것이다.
“새로운 통일 리더십의 시작, 충남에서 열렸다.” 이 슬로건이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지, 이노바저널은 충남지역회의의 향후 행보를 주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