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폴이 한국의 투자사기 사건에 대해 처음으로 ‘은색 수배서(Silver Notice)’를 발부했다. 이는 범죄수익을 추적·환수하기 위해 발부되는 새로운 유형의 수배서로, 국내에서는 이번이 최초 사례다.
해당 수배서는 총 83명에게 약 14억 원을 편취한 투자사기 조직의 총책 2명에 대해 발부됐다. 이들은 주식투자 리딩사기 피해자들에게 접근해 손실금 회복과 비상장 주식 수익 보장을 미끼로 자금을 편취한 뒤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북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2대의 요청을 받은 경찰청 국제공조담당관실은 이 사건을 범죄수익 환수 및 피해 회복의 필요성이 높은 사건으로 판단, 인터폴 은색 수배서의 제1호 신청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은색 수배서는 기존의 적색, 청색, 녹색 수배서와 달리, 인물 중심이 아닌 자산 추적에 초점을 맞춘 수배서다. 범죄자들이 자산을 해외의 부동산, 암호화폐, 고가 미술품 등으로 은닉하는 경우가 늘어남에 따라, 인터폴은 2025년 1월부터 53개국이 참여하는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경찰청은 이번 수배서 발부를 계기로 인터폴 및 회원국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범죄수익의 실질적 추적과 환수에 집중할 계획이다. 또한 은색 수배서의 정식 운영을 대비해 국내 법집행기관들과 함께 제도 개선 논의도 병행할 방침이다.
이준형 경찰청 국제협력관은 “조직범죄의 재정 기반을 붕괴시키고 피해자 지원을 위해 경찰청이 국제공조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