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3일 새벽, 세계는 숨을 죽였습니다. 150대가 넘는 미군 항공기가 카라카스의 하늘을 뒤덮었고, 최정예 특수부대인 델타포스와 160 특수작전항공연대가 베네수엘라 대통령궁을 급습했습니다. 작전명 '절대적 결의(Operation Absolute Resolve)'. 그 목표는 단 하나, 현직 국가원수인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하여 미국으로 압송하는 것이었습니다. 미국은 이를 '나르코 테러리즘'에 맞선 자위권적 정당한 법 집행이라 주장하지만, 이 사건은 단순한 군사 행동을 넘어 국제법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대한 도전입니다.
이것은 정당한 법 집행인가, 아니면 국제법 질서를 파괴하는 위험한 선례인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저는 평생의 연구 주제인 '국가책임법상 대항조치(Countermeasures in the Law of State Responsibility)' 이론을 분석의 틀로 삼아 이번 작전의 법적 함의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자 합니다. 법의 정교한 논리가 어떻게 힘의 논리에 의해 무너져 내렸는지, 그리고 그 잔해 위에서 우리는 어떤 미래를 마주하게 될 것인지 함께 고찰해 보겠습니다.
첫째, '대항조치'의 본질: 응징이 아닌 법치 회복의 길
미국의 군사 작전을 평가하기에 앞서, 우리는 먼저 국제법이 국가 간의 위법행위에 어떻게 대응하도록 설계되었는지 이해해야 합니다. 그 핵심에 바로 '대항조치'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이 전문 용어는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이는 국제 질서를 유지하는 매우 정교한 장치이며, 이번 마두로 사건의 위법성을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법적 기준이 됩니다.
저의 박사학위 논문에서 밝혔듯, 대항조치의 핵심 목적은 가해국에 고통을 주는 징벌(Punishment)이 결코 아닙니다. 그 본질은 위법행위를 중단하고 원상회복을 하도록 유도하는 이행 유도(Inducement) 메커니즘에 있습니다. 이는 마치 체스 게임과 같습니다. 상대에게 벌을 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스스로 규칙을 따르는 수를 두도록 판을 설계하는 것입니다.
법경제학적 관점에서 보면, 대항조치는 위법행위를 지속하는 비용을 체계적으로 높여, 가해국 스스로가 "가장 저렴한 비용 회피자(cheapest cost avoider)"로서 합법적인 상태로 복귀하도록 설계된 정교한 인센티브 구조(Incentive Structures)입니다. 국가가 비합리적 보복이 아닌 합리적 선택을 통해 국제법 질서 안으로 돌아올 길을 열어주는 것, 그것이 바로 대항조치의 진정한 힘입니다.
따라서 어떤 조치가 합법적인 대항조치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다음과 같은 절대적인 전제 조건들을 충족해야 합니다.
• 무력 사용 금지: 유엔 헌장 제2조 4항에 따라, 군사적 수단은 철저히 배제되어야 합니다. 대항조치는 오직 경제 제재, 외교 관계 단절, 조약 이행 정지 등 비군사적 수단에 국한됩니다.
• 비례성 원칙: 선행된 위법행위의 중대성과 피해 수준을 넘어서는 과도한 대응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대응 조치는 반드시 위반 행위와 균형을 이루어야 합니다.
• 가역성 원칙: 대항조치는 목적이 달성되면 즉시 중단하여 원상회복이 가능해야 합니다. 이는 상대방에게 '출구'를 제공함으로써 이행을 유도하기 위한 필수 조건입니다.
이처럼 국제법이 오랜 시간에 걸쳐 발전시켜 온 정교한 법적 장치는, 지금부터 우리가 분석할 미국의 '절대적 결의' 작전의 무모함과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둘째, 미국의 '절대적 결의' 작전 해부: 대항조치 이론의 완전한 붕괴
이 글의 핵심은 미국의 작전 논리를 제가 정립한 대항조치 이론의 렌즈로 직접 비추어 보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이번 작전이 합법적 조치가 아닌, 법의 외피를 쓴 무력 행사에 불과했음을 명확히 논증하고자 합니다. 미국의 주장은 대항조치의 모든 핵심 요건을 정면으로 위반했습니다.
목적의 왜곡: 이행 유도에서 물리적 제거로 대항조치의 목적은 상대방의 '행위 교정'을 유도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은 마두로 정권의 정책 변화를 유도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나르코 테러리즘'이라는 명분 아래, 정권의 수장을 물리적으로 체포하고 자국 법정에 세워 영구적으로 제거하려 했습니다. 이는 위법행위의 중단을 목표로 하는 '이행 유도'가 아니라, 상대방을 단죄하고 정치 체제를 전복시키려는 명백한 '징벌'이자 '정권 교체(Regime Change)' 행위입니다. 합리적 선택의 기회 자체를 파괴한 것입니다.
수단의 불법성: 외교에서 군사력으로 대항조치는 무력 사용을 엄격히 금지합니다. 그러나 미국은 델타포스와 160 특수작전항공연대 등 최정예 부대와 150대 이상의 항공기를 동원하여 타국의 수도 심장부를 공격했습니다. 이는 유엔 헌장이 금지하는 '무력 사용 금지'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한 침략 행위(Crime of Aggression)에 해당합니다. 미국은 국제법적 비판을 피하기 위해 마두로 정권을 합법 정부가 아닌 '나르코 테러리즘 조직(Narco-Terrorist Organization)'으로 규정하고, 자위권과 법 집행이라는 두 가지 논리를 교묘하게 결합합니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이번 작전을 "체포 영장을 집행하는 인원을 보호하기 위한 군사적 행동(kinetic action)"이라 칭한 것은, 이처럼 법 집행의 외피를 쓴 군사 행동의 본질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그러나 국제법의 통설은 마약 밀매와 같은 비군사적 위협을 군사적 자위권 발동의 근거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원칙의 파괴: 비례성과 가역성의 상실 설령 마두로 정권에 마약 밀매 혐의가 있다 하더라도, 이에 대응하여 한 국가의 주권을 침해하고 수도를 공격한 것은 선행 행위의 수준을 아득히 넘어선 '비례성 원칙'의 명백한 위반입니다. 더욱이, 한 국가의 원수를 강제로 체포하여 타국 법정에 세우는 행위는 돌이킬 수 없는 정치적 결과를 낳는 '회복 불가능한(irreversible)' 조치입니다. 이는 상대에게 복귀의 길을 열어주는 대항조치의 가역성 원칙을 완전히 파괴한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미국의 행위는 국가 간의 책임 문제를 개인에 대한 형사 처벌 문제로 변질시켰습니다. 이는 상대국이 합리적 선택을 통해 법을 준수할 기회 자체를 박탈하고, 오직 힘에 의한 굴복만을 강요하는 행위입니다. 그리고 이는 국제 사회에 매우 위험한 선례를 남겼습니다.
셋째, 위험한 선례의 귀환: 주권과 면책특권의 종말
이번 마두로 체포 작전은 일회성 사건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이는 과거의 위험한 선례를 반복하는 동시에, 모든 국가가 평등하다는 국제법의 대원칙인 '주권 평등'을 뿌리째 흔드는 행위입니다. 미국의 법 논리는 다음 두 가지 측면에서 국제법의 근간을 위협합니다.
하나, '정치적 인정'을 통한 면책특권의 무력화 국제사법재판소(ICJ)가 『체포영장 사건』 판례를 통해 확립했듯이, 현직 국가원수는 재임 기간 동안 타국 국내 법원의 형사 재판으로부터 절대적인 면책특권(immunity ratione personae)을 향유합니다. 그러나 미국은 "우리는 마두로를 합법적인 국가원수로 인정하지 않으므로, 그는 면책특권을 누릴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1989년 파나마 침공 후 United States v. Noriega 사건에서 미국 법원이 노리에가의 면책특권을 부인하며 사용했던 논리와 정확히 일치합니다. 강대국이 특정 지도자를 정치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선언 하나만으로 그의 법적 지위를 박탈할 수 있게 하는 이 논리는, 주권 평등 원칙을 형해화하고 강대국의 자의적 판단이 타국의 운명을 결정하는 '인식론적 제국주의(epistemological imperialism)'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 '사법 제국주의'의 이중잣대 미국의 행태는 극단적인 이중잣대를 보여줍니다. 한편으로 미국은 자국 군인이나 정보요원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수사 가능성만으로도 ICC 검사와 판사들에게 제재를 가하며 격렬하게 반발합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타국의 현직 대통령을 군사력으로 납치해 와 자국의 국내 법정에 세우려 합니다. 이는 "미국인에 대한 국제 재판은 거부하지만, 타국 지도자에 대한 미국 재판은 강행한다"는 노골적인 예외주의(Exceptionalism)입니다. 이러한 행위는 ICC와 같은 다자적 사법 체계를 무력화하고, 법을 무기로 상대방을 공격하는 '사법 전쟁(Lawfare)'을 격화시킬 뿐입니다.
과거 이스라엘이 아르헨티나에서 아돌프 아이히만을 납치했을 때, 유엔 안보리는 결의 138호를 통해 이를 "주권 침해"로 규정하고 "적절한 배상"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상임이사국인 미국을 상대로는 이러한 견제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오히려 미국은 자국 내에서는 피고인을 불법적으로 체포했더라도 재판 관할권은 유효하다는 19세기의 '커-프리스비 법리(Ker-Frisbie Doctrine)'와 이를 재확인한 United States v. Alvarez-Machain 판결에 기댈 것이 분명합니다. 국제법 위반 행위가 국내법의 방패 뒤에 숨어 정당화되는 위험한 선례가 공고해지는 것입니다.
넷째, 결론: 국제법의 기로에서 길을 묻다
결론은 명확합니다. 미국의 '절대적 결의' 작전은 제가 평생 연구하고 정립해 온 국가책임법상 대항조치의 어떤 요건도 충족하지 못하는, 법의 이름으로 자행된 명백한 국제법 위반 행위입니다. 이는 법의 정교한 논리를 파괴하고, '힘이 곧 정의'라는 전근대적 논리를 21세기에 부활시킨 위험천만한 시도입니다.
이 사건이 국제 질서에 미칠 장기적인 파장은 심대합니다. 강대국이 자의적으로 타국을 '범죄 집단'으로 규정하고 군사력을 행사하는 선례는 주권의 상대화(relativization of sovereignty)를 초래할 것입니다. 마약 밀매와 같은 비군사적 위협을 근거로 군사력을 동원하는 논리는 자위권의 무한 확장(unlimited expansion of self-defense)으로 이어져 유엔 헌장 체제를 근본적으로 위협할 것입니다.
이제 국제사회는 중대한 기로에 섰습니다. 강대국의 일방주의를 견제하고, 무력에 의존하지 않는 실효성 있는 분쟁 해결 메커니즘을 시급히 재설계해야 합니다. 법은 상대를 굴복시키기 위해 '강제'할 때가 아니라, 합리적 선택을 통해 스스로 의무를 이행하도록 '유도'할 때 가장 강력하고 지속 가능한 힘을 발휘한다는 저의 오랜 소신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글을 마칩니다. 국제법의 미래는 우리 모두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본 칼럼은 본인의 평생 연구 과제인 "국가책임법상 대항조치"를 중심에 두고 쓴 내용임을 밝혀 둡니다.
♦칼럼과 관련한 상세한 내용은 본지 이노바저널 연구보고서 "'절대적 결의(Operation Absolute Resolve)' 작전과 국제법적 정당성 분석" 을 참고하여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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