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폴란드 금융당국이 기업은행(IBK) 폴란드 법인에 대한 영업 인가를 승인하면서 기업은행의 유럽 시장 공략이 본격화됐다. 이번 인가로 기업은행은 폴란드에 설립된 최초의 한국계 은행 법인이자, 유럽연합(EU)을 아우르는 총괄 현지법인 체계를 갖추게 됐다.
폴란드 금융감독청(KNF)은 2024년 11월 예비 인가를 부여한 데 이어 2025년 11월 19일 영업 인가를 완료하며 기업은행의 폴란드 진출 절차를 공식 마무리했다. 기업은행이 2023년 브로츠와프에 사무소를 설치한 이후 약 2년 6개월 만의 성과다.
이번 인가 과정에는 우리 금융당국의 역할도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는 2024년 바르샤바와 서울에서 두 차례 고위급 면담을 진행하고 은행감독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KNF와의 협력을 확대해 왔다. 이를 통해 한국계 은행의 폴란드 진출 필요성을 꾸준히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 금융시장에서는 대다수 외국계 은행들이 런던이나 프랑크푸르트를 본사로 두고 각국에 지점을 내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이런 가운데 기업은행이 폴란드에 유럽 본사를 둔 최초의 비(非)유럽권 은행이 되면서 업계에서는 의미 있는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폴란드 법인이 EU의 ‘동일인 원칙(single passport)’을 활용해 체코·헝가리·슬로바키아 등 동유럽은 물론 프랑스·독일 등 서유럽으로까지 영업 범위를 넓힐 수 있는 교두보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초기에는 동유럽에 진출한 한국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금융 지원을 강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방위산업·에너지 등 전략 산업 분야로 금융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례는 베트남 중앙은행이 기업은행 베트남 법인 인가 절차에 착수한 것과 함께 한국 금융사가 해외 진출에 있어 감독당국 간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로도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