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의 대표 수산물인 김이 국제식품규격위원회(코덱스)에서 신규 작업 승인을 받으며 세계 규격 제정을 향한 첫발을 내디뎠다. 해양수산부는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제48차 코덱스 총회에서 한국이 제출한 김 제품의 세계 규격 전환 요청이 11월 14일 최종 승인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김 산업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김 제품의 국제 표준화를 추진해 왔다. 이번 승인으로 마른김, 구운김, 조미김 등 세 품목을 세계 규격으로 전환하기 위한 공식 논의가 시작된다.
코덱스 규격은 식품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국제 기준으로, 국가 간 무역에서 표준 역할을 한다. 김에 대한 세계 규격이 마련되면 수입국별 상이한 요구 사항 대응 부담이 줄어들고, 품질 기준이 명확해져 분쟁 예방과 수출 증가 효과가 기대된다.
실제로 김 수출액은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4년에는 약 10억 달러에 근접했다. 해양수산부는 김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국제 규격 제정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세계 규격 전환은 이미 아시아 지역 규격으로 등록된 김 표준을 기반으로 진행된다. 기존 아시아 규격이 초안으로 인정되면서 절차 일부가 생략돼 비교적 빠른 심의가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해양수산부는 2017년 아시아 지역 규격을 채택한 이후, 유럽 등 해조류 소비 경험이 적은 국가에서도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세계 규격 제정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올해 9월 아시아지역조정위원회에서 신규 작업 개시 동의를 얻었고, 이어 이번 총회에서 공식 승인까지 이르렀다.
정부는 앞으로도 회원국과의 협의를 이어가며 김의 세계 규격 제정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해양수산부는 김이 세계 수산물 가운데 한국이 주도해 최초로 제정하는 국제 규격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