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 농축산물의 해외 시장 진출에 새로운 활로를 열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1월 5일, 이번 정상회의 기간 동안 싱가포르 및 중국과의 검역 협상에서 한우와 돼지고기, 감(柿) 수출 관련 실질적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우선 싱가포르와는 한우와 돼지고기 수출 절차 간소화에 합의했다.
양국은 우리 정부가 제출한 수출업체 명단을 현지 실사 없이 승인하는 ‘목록 승인제(Pre-listing)’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우 수출 대상국은 홍콩, 말레이시아, UAE, 캄보디아, 마카오에 이어 싱가포르까지 6개국으로 확대됐다.
돼지고기 역시 홍콩 중심이던 수출 시장이 싱가포르와 베트남 등으로 확장될 전망이다.
또한 중국과는 한국산 감 수출 검역 협상이 17년 만에 최종 타결됐다.
이번 협상은 2019년 파프리카 이후 6년 만에 신규 수출 품목이 추가된 사례다.
농식품부는 지난 7월 중국 해관총서와의 고위급 면담에서 가서명을 이끌어내며 협상을 가속화했고, 이번 APEC 계기 한중 정상회담에서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수출 절차를 공식 확정했다.
이와 함께, 지난 5월 세계동물보건기구(WOAH) 총회에서 제주도가 구제역 청정지역 지위를 획득한 점도 축산물 수출 신뢰도 제고에 기여했다.
특히 싱가포르는 육류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로, 육류 시장 규모가 2019년 31억 달러에서 2023년 39억 달러로 연평균 5.5% 성장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감이 길상(吉祥)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만큼, 한국산 감의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번 성과를 계기로 딸기, 복숭아 등 추가 품목의 대중국 수출 검역 협상도 추진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송미령 장관은 “이번 협상 타결은 K-푸드의 해외 수출 확대를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국산 농축산물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