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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강잠 국산화 기술 개발…수입 의존 탈피 기대
  • 정민희 기자
  • 등록 2025-09-15 11:3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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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재로 사용되는 백강잠이 국내 기술로 대량 생산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농촌진흥청은 백강잠 생산에 적합한 누에 품종과 국산 균주를 확보하고, 생산 전 과정을 표준화하는 기술 체계를 구축했다고 14일 밝혔다.


백강잠은 병원성 곰팡이인 백강균에 감염된 누에를 말려 만든 한약재로, 전통적으로 뇌졸중 증상 완화와 경련 억제, 항염, 해열 등에 활용돼왔다. 국내에서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왔으나 품질 편차가 크고 생산 이력이 불명확해 국산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농촌진흥청은 분석을 통해 백강잠 생산에 가장 적합한 품종으로 ‘도담누에’를 선정했다. 연구 결과 도담누에를 활용할 경우 기존 품종보다 생산량이 1.5배 이상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감염력이 높고 포자 생산성이 우수한 국산 백강균 4종을 새로 발굴해, 감염·경화·건조 등 생산 전 과정을 표준화했다. 이 기술은 누에 사육 농가에서도 쉽게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실용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림대학교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백강잠의 기능성 성분을 효과적으로 추출하는 효소 분해 추출 기술도 개발됐다. 실험에서는 백강잠 추출물을 섭취한 실험동물의 면역 세포가 15% 증가했고, 뇌전증으로 인한 발작은 42% 감소했다. 염증 억제와 뇌 손상 회복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성과를 토대로 두 건의 특허를 출원했으며, 앞으로 현장 실증 연구와 시범사업을 통해 농가에 기술을 보급할 예정이다. 또 백강잠의 뇌전증 증상 완화 효과에 대한 작용 원리를 규명해 식품·의약품 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이번 연구로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백강잠의 국산화 가능성을 열었다”며 “국내 곤충자원을 활용한 한약재 산업화로 농가 소득 증대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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