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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수 칼럼 | 국방부와 진중문고
  • 손영수 논설위원
  • 등록 2025-08-26 08:5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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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수
- 이노바저널 논설위원
- 대한민국재향군인회여성회 자문위원

- 한국자유총연맹 전문교수  

- 한국방위산업학회 이사



기대를 모았던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의 지시가 큰 논란을 낳았다. 진중문고에서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6·25 이야기"를 전량 폐기하라는 명령이었다. 이유는 단 하나, 그 책에 "이승만 대통령의 토지개혁이 오늘 대한민국의 토대가 되었다"는 문장이 미화되었다는 것이다. 국민들은 장병들의 삶을 보듬고 국방의 내실을 다져줄 새로운 바람이 되기를 기대했지만, 그의 첫행보는 실망스러웠다. 이는 단순한 행정적 조치를 넘어, 역사를 불편하다는 이유로 지우려는 위험한 시도이며, 국가의 정신적 안보를 스스로 허무는 행위와 다름없다.


국방의 핵심은 '총과 포'만이 아니다. 장병들의 가슴에 자유대한민국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심어주는 데 있다. 그런데 국가의 최고 수뇌부를 보좌해야 할 국방장관이 역사를 왜곡하려 한다면, 이는 장병들의 정신적 무장을 해제하는 것과 같다. 민간인 국방장관 역시 대한민국이 없었다면 국회의원도, 장관도 될 수 없었을 것이다.


자유와 기회를 준 나라가 있었기에 지금의 자리가 있는 것이다.


신분제를 허문 혁명적 개혁

토지개혁은 단순히 경제적 정책이 아닌, 대한민국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혁명이었다. 일제강점기와 봉건적 잔재로 남아있던 지주-소작농 관계를 해체하고, 농민들에게 자기 땅을 가질 기회를 주었다. 이는 양반과 상놈의 사실상 신분제를 붕괴시켰고, 농민들이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깨닫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번영과 한류 열풍의 밑거름은 바로 이 개혁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역사적 결단 덕분에 대한민국은 북한과의 체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북한이 토지를 몰수해 집단화한 것과 달리, 우리는 농민들에게 토지 소유권을 보장하며 자유민주주의의 기틀을 다졌다.


역사의 진실을 지켜내는 것

국방장관의 임기는 찰나에 불과하지만, 대한민국은 영원해야 한다. 역사의 은혜를 부정하고 지우는 행위는 후세 앞에 떳떳할 수 없는 선택이다. 국방부는 권력의 이해관계에 따라 역사를 지우는 것이 아니라, 그 역사의 진실을 지켜내야 한다.


장병들의 가슴에 뿌리내려야 할 것은 편향된 판단이 아닌, "토지개혁 없는 대한민국은 없다"는 명백한 진실이다. 이 진실을 지우는 순간, 우리의 후손과 미래가 흔들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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