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천안시 농수산물 도매시장(이노바저널 DB. 2025. 7. 27.)여름철 지속되는 폭염과 집중호우로 농산물 작황이 악화되면서 채소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특히 김치의 주재료인 배추 한 포기의 소매가격이 7000원을 넘어섰으며, 한 달 새 50% 이상 치솟아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기상청은 내일도 전국적으로 체감온도 33도 이상의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해 추가 가격 상승이 우려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18일 기준 배추 상품 평균 소매가격은 7062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6464원)보다 9.3% 상승한 수준이며, 평년 가격(6363원) 대비로는 11% 높은 가격이다. 불과 한 달 전인 7월 18일(4640원)과 비교하면 상승률이 52%에 달해, 한 포기당 약 2500원이 오른 셈이다. 통상 8월은 배추 가격이 오르는 계절이지만, 올해처럼 급격한 상승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가격 폭등의 주원인은 이상기후로 인한 작황 부진이다.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이어진 폭염과 폭우가 배추 재배에 치명적 타격을 줬다. 고랭지 배추의 주산지인 강원도와 경북 지역에서 고온 다습한 날씨로 병충해가 발생하고, 뿌리썩음병 등이 확산되면서 수확량이 크게 줄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여름철 기상 악화로 인해 공급이 부족해진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 가격 안정이 어렵지만, 정부가 비축 물량 방출과 수입 확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배추뿐만 아니라 다른 채소류도 가격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양배추 한 통 가격은 4526원으로 한 달 전보다 18.1% 상승했으며, 대파(1kg)는 3098원으로 31.7% 급등했다. 양파(1kg)도 2223원으로 전년 대비 13.9% 올랐다. 이처럼 채소값 상승은 전체 밥상 물가에 '빨간불'을 켜고 있으며, 특히 저소득층과 자영업자들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의 한 주부는 "김치 담그는 데만 비용이 두 배 가까이 들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로 인한 이상기후가 반복될 가능성을 지적하며, 장기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올 가을 김장철까지 배추 가격이 1만원대를 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는 농산물 가격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비축분 방출을 통해 시장 안정화를 시도할 계획이지만, 날씨 변수가 여전히 불안 요소로 남아 있다.
한편, 기상청은 20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 기온이 35도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더위가 지속되면 추가 작황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농가와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