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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득진 박사 칼럼 | 진정한 중립은 민주주의의 편에 서는 것이다
  • 최득진 박사
  • 등록 2025-07-30 20:5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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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득진 국제법학 박사

서울 경성고등학교 졸업

중앙대학교 법과대학 및 대학원 졸업

일본 와세다대학교 대학원 법학연구과 졸업

전, 대학교수

현, (주)AXINOVA 대표

이노바저널 대표 및 주필

AXINOVA R&D 원장

MSC(마음챙김) 지도자 | 챗GPT인공지능 지도사 1급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교원 | 상담심리 전문가

교육사회 전문가 | 사회분석 전문가 | 평생교육사(예비)



- 극단주의를 넘어 통합과 발전의 길로


우리 사회는 이념의 양극단이 내지르는 소음에 신음하고 있다. 서로를 ‘빨갱이’와 ‘수구꼴통’으로 매도하는 적대적 언어는 건강한 토론의 장을 질식시키고, 공동체를 분열의 늪으로 밀어 넣고 있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 많은 이들이 ‘정치적 중립’을 외치지만, 그 의미를 소극적인 방관이나 기계적인 균형 맞추기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진정한 정치적 중립이란, 특정 정파나 이념이 아닌 우리 사회의 근간, 바로 자유민주주의라는 가치와 체제를 굳건히 지키고 발전시키는 것을 강조하는 능동적 행위이다.


이러한 전제 위에서 우리가 통합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길은 명확해진다. 그것은 바로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위협하는 극우와 극좌라는 양극단을 동시에 극복하고, 그 자리에 더 성숙하고 건강한 민주주의를 뿌리내리는 것이다.


극우 세력은 ‘자유’와 ‘애국’을 내세우지만, 그들이 말하는 자유는 종종 타인에 대한 혐오와 배제를 정당화하는 방종에 가깝다. 그들은 과거의 권위주의적 통치를 ‘구국의 결단’이라 미화하며, 법치주의와 민주적 절차를 경시하고, 자신들과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을 ‘체제 전복 세력’으로 낙인찍는다. 이러한 배타적 국가주의는 자유민주주의의 핵심인 다원성을 파괴하고, 열린 사회를 향한 문을 닫아 건다. 이는 자유민주주의의 이름으로 반(反)민주주의를 행하는 자기모순에 불과하다.


반대편 극좌 세력 또한 마찬가지다. 그들은 ‘평등’과 ‘민중’을 외치지만, 그 방법론은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개인의 자유와 재산권을 침해하는 전체주의적 발상으로 흐르곤 한다. 특히 북한의 세습 독재 체제를 비판 없이 추종하며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전복하려는 일부 세력은 ‘민족’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자유와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훼손한다.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제시하는 길이 또 다른 형태의 억압이라면, 그것은 결코 우리가 나아갈 길이 될 수 없다.


결국 극우와 극좌는 서로를 향해 삿대질하지만, 자유로운 개인의 가치를 부정하고, 관용 없는 맹신을 강요하며, 민주적 합의 과정을 무시한다는 점에서 거울의 양면과 같다. 그들이 파놓은 극단의 함정에서 벗어나지 않고서는 한 걸음도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첫째, 자유민주주의 가치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자유민주주의는 단순한 투표 제도가 아니라, 타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관용, 합리적 토론, 법치주의와 절차적 정당성을 존중하는 시민적 덕성이 어우러진 생활 방식이다. 교실에서부터 가정, 사회 전반에 걸쳐 이러한 가치를 내면화하고, 극단주의의 선동을 분별할 수 있는 비판적 사고 능력을 길러야 한다.


둘째, 법치주의의 원칙을 확고히 세워야 한다. 이념을 막론하고 폭력과 혐오, 법질서를 파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관용 없이 엄정하게 대처해야 한다. ‘우리 편’의 불법은 눈감아주고 ‘상대 편’만 공격하는 이중 잣대는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들고, 극단주의가 자라날 토양을 제공할 뿐이다. 법 앞의 평등이라는 대원칙이 살아있을 때, 비로소 공동체는 안정을 찾을 수 있다.


셋째, 건강한 공론장을 회복해야 한다. 극단적인 주장만 살아남는 현재의 정치 환경을 바꿔야 한다. 정당과 언론은 진영 논리에 매몰되어 갈등을 부추기는 대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정책 중심의 건전한 논쟁을 이끌 책임이 있다. 시민들 또한 맹목적인 지지나 비난에서 벗어나, 열린 자세로 소통하며 합의점을 찾아 나서는 노력을 함께해야 한다.


진정한 통합은 모든 사람이 똑같은 생각을 하는 획일적 사회가 아니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되, 자유민주주의라는 울타리 안에서 평화롭게 공존하고 경쟁하는 사회다. 이제 우리는 극우의 ‘반공 맹신’과 극좌의 ‘체제 부정’이라는 낡은 이념의 감옥에서 벗어나야 한다. 진정한 중립의 자세, 즉 자유민주주의의 편에 굳건히 서서, 상식과 이성을 바탕으로 우리 공동체를 한 단계 더 성숙시키는 길에 모두가 동참해야 할 때이다. 그것이 바로 극단을 이겨내고 지속가능한 통합과 발전을 이루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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