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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픔엔 증명서가 필요 없다” ‘그냥드림’, 두 달 만에 3만6천 명에게 온기 전달
  • 계기원 기자
  • 등록 2026-02-03 15:5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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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서류와 자격 심사를 거치지 않고 누구나 먹거리를 지원받을 수 있는 ‘그냥드림’ 시범사업이 시행 두 달 만에 3만6천여 명에게 도움을 제공하며 복지 사각지대 해소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부는 이 사업이 단순한 식료품 지원을 넘어 위기가구를 발굴하는 사회 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그냥드림’ 시범사업은 지난해 12월 1일부터 올해 1월 말까지 약 두 달간 전국 67개 시·군·구, 107개 사업장에서 운영되며 총 36,081명이 이용했다. 이 사업은 소득이나 재산 증빙 없이 긴급한 먹거리와 생필품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으로, 기존 복지 제도의 문턱을 획기적으로 낮춘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 복지 지원은 소득·재산 기준을 증명해야만 가능해 도움이 절실한 상황에서도 제도를 이용하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그냥드림’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선 지원, 후 행정’ 방식을 도입했다. 배고픔이라는 긴급한 상황 앞에서 서류 대신 사람을 먼저 본다는 원칙이 현장에서 실제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현장 상담을 통해 복지 연계 성과도 나타났다. 두 달간 진행된 상담은 6,079건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209명은 기초생활보장, 긴급복지, 의료비 지원 등 공적 복지 체계로 연계됐다. 단순한 물품 지원을 계기로 그동안 제도 밖에 머물던 위기가구가 사회 안전망 안으로 들어오게 된 것이다.


실제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혼자 거주하며 지병으로 병원 치료를 받아온 고령자는 소득 단절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던 중 ‘아무 조건 없이 먹거리를 지원한다’는 안내를 보고 ‘그냥드림’을 찾았다. 별도 서류 없이 즉시 식료품을 지원받았고, 이후 상담을 통해 추가적인 복지 지원까지 연결되며 생활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민간의 참여도 사업 성과를 뒷받침하고 있다. 금융권과 유통기업 등 민간 기업들이 물품 지원과 재원 마련에 나서면서 민관 협력의 모범 사례로 자리 잡고 있다. 이를 통해 사업은 공공 재정에만 의존하지 않고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정부는 ‘그냥드림’을 단기 지원에 그치지 않고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운영 중인 107개 사업장은 오는 5월까지 150개소 이상으로 늘리고, 연내 300개소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이용자가 많아 물품이 부족한 지역에는 여유 물량을 신속히 재배분하고, 거동이 불편한 이웃을 위한 이동식 지원 방식도 도입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 사업이 단순한 복지 프로그램을 넘어 ‘기본 사회 안전 매트리스’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배고픔을 계기로 위기를 발견하고, 이후 제도권 지원으로 연결하는 구조가 정착되면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보건복지부는 앞으로도 지방자치단체와 민간과의 협력을 강화해 먹거리 지원을 촘촘히 이어가는 동시에, 위기가구 발굴과 맞춤형 복지 연계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그냥드림’은 배고픔 앞에서 조건을 묻지 않는다는 원칙을 통해, 복지가 사람의 삶에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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