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의 견조함을 의심케 하는 '고용 쇼크'가 월스트리트를 강타했다. 1일(현지시간) 발표된 7월 고용보고서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가 되살아났고, 뉴욕 3대 지수는 일제히 급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7월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는 7만 3천 개 증가에 그쳤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였던 10만 개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충격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5월과 6월의 고용 증가 폭 역시 종전 발표치보다 총 25만 8천 개나 하향 조정되면서 노동시장의 냉각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실업률은 4.2%로 전월 대비 소폭 상승했다.
기대 이하의 고용 지표는 곧바로 투자 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3% 하락했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60% 떨어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24%나 급락하며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고용지표 부진이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의 성장 동력이 뚜렷하게 약화하고 있다는 위험 신호라고 분석했다. 특히 전날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새로운 상호관세 행정명령과 맞물려,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본격적으로 실물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의 시선은 이제 연방준비제도(Fed)로 향하고 있다.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압박이 거세질 전망이다. 하지만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한 상황에서 섣불리 금리를 내릴 경우, 경기는 침체하고 물가만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는 딜레마에 직면했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자금은 안전자산으로 급격히 쏠렸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미 국채 가격은 급등했고, 반대로 국채 수익률은 급락했다. 글로벌 경제의 바로미터인 미국의 고용 시장이 흔들리면서, 당분간 금융 시장의 변동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보도출처=연합뉴스, 조선비즈, Reuters, Bloomberg, The Wall Street Journal. 2025년 8월 2일]